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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두리, 번뇌

퇴사 후 1년 ...

가온아 2025. 6. 2. 13:00

다들 안녕하신가요

작년 3월,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 개인 사업자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은 지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퇴사 당시 비상장 주식까지 현금화하며 나름의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빚을 갚고 나니 손에 남은 돈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몇 달간은 오롯이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고등학생인 아이를 생각하면 경제적인 부분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크몽이나 위시켓을 통해 외주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다행히 좋은 클라이언트분들을 많이 만났고, 함께 일했던 분들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외주 개발자로 보낸 시간들, 그리고 깨달음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일이 끊겼을 때 찾아오는 불안감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가족들에게 내색하지 않으려 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지만, 아내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내 내 사업을 하루라도 더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서, 단순히 개발자로 남의 일을 해주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지난달에는 게임 기획으로 투자를 유치하려 했으나 아쉽게도 실패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며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 결과 AI를 이용한 일정 서비스와 게임 서비스 개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AI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5개월간 일하게 되었고, 이 기간 동안 개인 프로젝트를 병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5개월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두 가지 서비스의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집은 집, 일은 일: 공유 오피스의 필요성

집에서 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습니다. 집에 있다 보면 크고 작은 집안일이 생기기 마련이고, 저 스스로도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이 제가 풀어지는걸 방해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고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현재 투입된 프로젝트 사무실이 강남 근처에 있어 공유 오피스가 많다는 점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출근할 사무실 근처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를 찾아보던 중, 마침 Five... 공유오피스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나이트 & 위켄드 플랜을 6개월 끊으니 58만 원 선까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주 5일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 그리고 주말(토요일) 8시간 정도를 계산해보면 월 110시간 사용에 약 10만 원 선이니, 꽤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시작점에서

오늘, 출근할 사무실도 확인할 겸 처음으로 공유 오피스에 나와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퇴사 전에 좀 더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당시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가끔 퇴사를 이야기했을 때 보스가 많이 화를 냈던 기억이 나네요. 왜 그렇게까지 화를 냈는지는 아직도 의아하지만, 그래도 정리하고 나올 때나 가끔 만날때마다 서로의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어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제 더는 미룰 수도,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회사의 방향이 너무 달랐기에,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제가 남아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1년 전의 무모함을 잊고, 이제는 더 치밀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공유 오피스는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이 고요함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해봅니다.

퇴사 후 개인 사업이라는 도전을 해보신 분들이나, 공유 오피스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경험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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